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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마한(Alfred Mahan)과 해양력의 지정학: 바다에서 시작된 세계 전략

by info-world-press 2025. 5. 9.

해양력 개념의 지정학적 의의

마한(Alfred Thayer Mahan)은 19세기 말 미국 해군 제독이자 전략 이론가로, 오늘날 해양 지정학의 기초를 놓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대표 저서 『해양력의 역사(The Influence of Sea Power upon History)』에서 해양력이 세계 패권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설명했다.
마한은 국가의 국력은 단순한 군사력이나 영토 크기만이 아니라, 해군력과 항로, 해상 무역 통제 능력 등 해양적 역량의 지정학적 요소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적인 육지 중심의 지정학과는 대비되는 관점이다. 육상에서의 경계 분쟁이나 국경선 중심의 전략 대신, 마한은 바다 위에서의 무역 통제와 항구 장악, 해군 전력의 전개 가능성이 글로벌 패권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사고는 20세기 초 미국, 영국, 일본 등의 해군 전략 수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정학에서 본 해양세력의 전략적 사고

마한이 제시한 해양력은 단지 군사적 개념이 아니라 경제, 정치, 외교를 아우르는 전략으로 발전했다. 그는 강력한 해군이 단순히 전투에서의 우위를 넘어, 평시에도 무역 보호와 외교적 협상에서의 지렛대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이로 인해 해양 중심의 지정학은 국가의 대외 영향력 확대와 직결되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해양 강국은 항로와 해협을 장악함으로써 전 세계의 무역과 자원 흐름을 통제할 수 있다. 실제로 20세기 냉전기의 미국은 마한 이론을 바탕으로 글로벌 해군 기지를 구축하고, 주요 해협에 전략적 관심을 집중시켰다.
따라서 해양력은 단순한 군사력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지정학적으로도 지속적인 해상 우위 확보가 국제 질서에서의 우위를 의미하게 되었다.

 

마한 지정학 이론의 현대적 적용

오늘날에도 마한의 해양력 이론은 유효하다. 글로벌 공급망, 해상 에너지 수송로, 해양 자원 개발 등은 여전히 현대 지정학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인도양, 남중국해, 말라카 해협 등 주요 해상 거점은 국제 정치에서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

마한의 사상은 현대 해군 전략뿐 아니라, 각국의 해양 안보 정책, 경제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해상 교통로의 안전 확보를 중요한 국가 이익으로 여기며, 이를 위해 지정학적 접근을 통해 해양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구한다.

 

해양력 지정학과 대륙세력 간의 관계

마한의 해양력 중심 이론은 이후 육지 중심의 지정학 이론, 예컨대 매킨더의 ‘심장지 이론’과 종종 비교된다. 마한은 바다를 통한 세력 투사를, 매킨더는 육지를 통한 지배를 강조했으며, 이 차이는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간의 지정학적 대립 구도로 이어졌다.

그러나 현대 지정학에서는 이 둘을 배타적으로 보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전략 요소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해양력은 자원의 유통과 외부 영향력 확보에, 대륙 전략은 내부 통합과 국경 안보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한의 해양 지정학은 대륙세력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더 큰 전략적 맥락을 형성한다.

 

마한 지정학의 오늘과 내일

마한이 제시한 해양력의 개념은 단지 과거 해군 중심 전략에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무역,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인 바다는 여전히 국가 안보와 경제 전략의 중심에 있으며, 이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은 더욱 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국제 해양법, 해양 자원 분쟁, 해상 통신 케이블 보호 등 새로운 영역에서도 마한의 통찰은 여전히 참고될 수 있다.

결국 마한의 해양력 지정학은 물리적 군사력을 넘어선, 국가의 종합적 해양 전략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이론이다. 앞으로도 해양이 가지는 전략적 가치는 지속될 것이며, 마한의 사상은 지정학 논의 속에서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마한(Alfred Mahan)과 해양력의 지정학: 바다에서 시작된 세계 전략